2015년 겨울, 신림동에서 공시생이 되어 공부할 때의 이야기다. 공부에 열정이 넘치던 때 이기도 했고, 폭발적인 공부양이 필요했던 때라서12시에 자고 33시 반에 독서실에 도착해서 공부했던 때였다. 그때 당연히 아무도 없었다. 혼자 독서실에서 불 켜고 공부하는데, 누가 문을 열고 들어왔는데 청소하시는 아주머니셨다. 아주머니도 놀라셨는지 잠깐 주춤하시더니 청소를 하셨다. 근처에 오셔서 청소를 하시길래 감사하다고 인사를 드렸다. 대답도 없으셨고, 부끄러우신지 빠르게 청소를 하고 나가셨다.
항상 장소가 깨끗하게 유지된 이유가 학생들이 없을 때 아주머니께서 청소를 하셨기 때문이었다, 공부에만 집중하던 때라 생각지 못했다. 아주머니는 정말 민첩하셨고, 잠을 잘 못주무시는건지 밥을 잘 못 드시는 건지 예민하신 건지 긴팔을 걷어 올리셨을 때 드러난 팔이 말랐었다.
나는 공부를 몇주를 그렇게 강행군을 하면서 진행을 하고 있었다.
어느날 똑같은 시간에 청소하시던 아주머니가 대뜸 나를 부르더니 주머니에서 현금뭉치를 꺼내시더니 나에게 주셨다. 얼마인지도 안 세시고 그냥 주셨다. 받긴 받았는데 어안이 벙벙했다. 감사하다고...왜 주시는지 여쭤봤더니 그냥 이쁘다고 하셨다.
다음에는 길에서 마주쳤는데, 그때도 주머니에서 현금뭉치를 꺼내서 또 주셨다. 한사코 몇 번을 거절했는데 이쁘다고 맛있는 거 먹으라고 주셨다. 감사하다고 받았다. 공부를 하면서도 종종 생각나서 감사했다.
다음에 아주머니를 다시 만난 건 여름이었다. 길에서 인사를 드렸다. 잠깐 이야기를 나눴는데, 공부하다가 혹시라도 포기하게 되거나 실패하면 자기랑 같이 일하자고 제안을 하셨다. 돈 많이 벌 수 있다고. 어린나이에 순전히 궁금해서 얼마를 버시냐고 여쭤봤다.
자기가 여기 신림동 건물 몇 개를 담당을 하고 계신다고 말씀하셨다. 건물당 100~200만원을 받고, 하루에 1~2번씩 가서 30분씩 청소일하면 된다고 말씀하셨다. 그렇게 4~5채의 건물을 하루 3~4시간 정도 일하고 한 달에 세후로 700~1000만 원을 버시고 계셨다.
금액을 듣고 솔직히 많이 놀랐다. 내가 지금까지 어릴 적부터 듣는 이야기는 청소라는 일은 늙어서 할거 없을 때 사람들이 돈이 필요할 때 월 150~200만원 정도 벌면서 하는 직업인줄 알았다.
그런데 그렇게나 많은 금액을 버는지 몰랐다. 그래서 나에게 용돈을 주실 때 현금뭉치로 주셨던 것이었다.. 그전까지는 청소일이 돈을 못 번다는 선입견이 있었다.
그리고 아주머니는 꿈도 있으셨다. 청소 전문업체를 차리고 싶으셨다. 더 크게 사업을 해볼 생각이셨다. 사업가로의 변모를 준비하셨다. 그래서 나에게 같이 일해보자면서 제안을 하셨나 보다..
이 일을 계기로 사람들이 기피하는 직업에 대해서 생각의 전환이 됐다.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 직업에서 기회가 있다. 그곳에서 프로가 된다면, 상상이상의 돈을 어렵지 않게 벌 수 있다.
아직도 머릿속에서 잊히지 않는다. 아주머니 얼굴과 모습과 태도와 말투 그리고 현금뭉치.
나중에 찾아뵙고 밥 한 끼 대접해드리고 싶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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